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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김연아 sbs 키스 앤 크라이 출연이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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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김연아를 내세운 피겨스케이팅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한다고 하였을 때, 연예인들끼리 피겨 스케이팅 오디션인데, 그저 김연아 이름만 내세우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나온 보도기사에 의하면 김연아가 직접 사회도 보고, 열등한 팀의 멘토로 나서서 직접 조련도 하고, 게다가 8월말 경에는 최종 우승한 팀과 함께 피겨스케이팅 무대에 나온다고 합니다. 


일단 방송은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이후인 5월 말로 예정되어있고, 녹화 역시 5월 중순부터 시작하겠지요. 하지만 의외로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 오디션 방송에 출연을 승낙하였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입니다.

늘 김연아 이야기만 나오면 흠집내기 좋아하는 분들은 또 김연아가 돈독이 올라서 예능에 출연하는 것이라고 애써 흠집내고자 하겠죠. 그러나 그동안 자신을 보고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서 발벗고 나서는 김연아를 생각한다면, 이번 키스 앤 크라이 출연도 피겨스케이팅의 보편화 및 발전을 위해 그녀 입장에서 어렵고도 큰 결심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연아 이후 피겨스케이팅 인기가 높아졌고, 역시 그녀의 뒤를 따르는 재능있는 유망주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피겨스케이팅은 보통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게다가 2010년 벤쿠버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배출한 나라라는데, 변변한 연습링크장도 없습니다. 오죽하면 김연아가 훈련을 위해 한국을 떠나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링크장을 빌려 훈련을 할 정도니까요. 또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마음 놓고 훈련을 할 수 있는 피겨스케이팅 링크장은 고사하고, 앞으로 김연아 뒤를 이을 재능있는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경기장조차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곽민정을 비롯한 선수들이 경기를 하다 감기에 걸렸다는 슬픈 소식도 들려올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김연아가 한국에 온 이후 그제서야 태릉 선수촌 아이스링크장에 난방이 된다고 하더군요.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운동을 하는 어린 선수들이 가여울 뿐입니다.

이렇게 피겨스케이팅을 위한 전용경기장은 물론 연습할 공간도 없다보니 sbs는 임시방편으로 프로그램을 위해 일산탄현제작센터에 아이스링크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 스튜디오의 바닥에 얼음을 깔고 방송에서 출연진들이 피겨스케이팅을 연습하는 장면을 여기서 촬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한편을 위해서 이미 다른 프로그램이 녹화되고 있는 세트장에 아이스링크를 설치한 것은 이례적이며 sbs가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에 얼마나 큰 기대를 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점도 강조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sbs는 서울이나 수도권 근처에 피겨스케이팅을 연습할 공간이 얼마 되지 않아 방송하는 기간 동안 일반인과 유소년들에게도 아이스링크 세트를 개방할 것이라면서 아주 통 큰(?) 배려를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sbs 입장에서는 기존에 '좋은 아침', '스타쥬니어쇼 붕어빵' 을 녹화하였던 스튜디오를 통째로 얼려 오직 키스 앤 크라이를 위해 제작한다는 것은 오직 3개월 정도의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그 방송사 입장에서는 생색낼 만도 합니다. 이왕이면 3개월이 아니라 좀더 장기적으로 방송 계획을 잡아 일반인과 피겨유망주들이 오랫동안 이용할 수 있는 피겨스케이팅 전용 연습링크장을 만들어주면 더더욱 좋겠지만 한 방송사에게 그것마저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무리한 부탁일 수도 있겠네요. 

비록 세트장에 임시방편으로 얼려서 방송을 위해 만드는 세트장을 마치 진짜 아이스링크장 만드는 듯이 김연아를 위해서 준비한다는 식의 호들갑은 불편하지만 그래도 일단 '키스 앤 크라이'를 위해 방송 출연할 때까지만 자기네들이 연습할 공간을 만드는 것은 잘한 일입니다. 만약에 sbs가 따로 세트를 만들지 않고 기존의 연습가능한 링크장을 빌리면 일단 가뜩이나 피겨스케이팅을 연습할 공간도 부족한데 방송 촬영을 이유로 연습이 가능한 공간을 독식하다가 다른 선수들 연습을 방해할 소지도 있습니다, 또한 짦은 기간이긴 하지만, 그 기간동안이라도 일반인이나 피겨 유망주들이 마음놓고 사용할 수 있는 피겨스케이팅 연습공간을 마련하는 의의도 둘 수 있구요. 그나마 sbs가 기존의 목동 아이스링크, 롯데월드 아이스링크가 아닌 자신의 세트장에 따로 출연진들이 연습할 공간을 만드는 것도 sbs가 피겨스케이팅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그들 딴에는 최대한의 통 큰 배려를 한다고 볼 수 있으나 김연아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가능한 일이 아닌 가 싶네요.  

 


김연아는 오랫동안 후배들을 위한 피겨스케이팅 전용 연습링크장 건립을 요구하였습니다. 호화찬란한 피겨스케이팅 전용 경기장을 요구한 것도 아닙니다. 지금 sbs가 프로그램을 위해 만드는 수준의 크기의 연습장이면 충분합니다. 피겨스케이팅이 아주 일반화된 스포츠가 아닌터라 몇몇 선수들이나 애호가들을 위한 연습장 만드는 것이 혈세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필요하지 않는 선심성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만 줄여도 충분히 만들 수 있고, 김연아를 뒤를 이어 장차 대한민국의 인지도를 세계에 널리 알릴 인재를 위한 투자라고 하면 결코 허튼 짓 하는 것도 아닙니다.

투자없이 성과가 나올 수 없습니다. 김연아는 현재 피겨스케이팅을 연습할 공간조차 부족하여 오밤 중에 롯데월드 아이스링크를 빌려야하는 척박한 피겨스케이팅 환경에서 기적적으로 나온 천재입니다. 그나마 그녀는 해외에 나가 제대로된 환경에서 피겨스케이팅을 훈련할 수 있었지만, 모든 한국의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에겐 역부족입니다. 김연아 역시 훈련을 위해서 외국을 전전하면서 경제적, 육체적으로 이루말할 고생을 하였고, 후배들에게는 자신의 고통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후배들이라도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소규모의 연습장을 요구하였을 뿐입니다. 

어쩌면 김연아가 바쁜 스케줄 와중에도 몇몇 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키스 앤 크라이' 출연에 응한 것도 이번 방송을 계기로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아 피겨스케이팅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 피겨스케이팅을 탈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촉진시키고, 또한 임시적이지만 그래도 피겨스케이팅을 마음놓고 연습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그녀의 출연을 대가로 일반인들에게 세트장을 개방해줄 것을 요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만약에 우리나라에 일반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피겨스케이팅 전용 아이스링크 연습장이 있었다면, sbs는 자사 방송센터 녹화장을 통째로 얼릴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김연아를 위해서 녹화장 하나 얼려서 전용 아이스링크장 만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sbs가 어쩌보면 고맙게 느껴질 정도(?)로 김연아를 비롯해 일반인들이 스케이팅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나도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비록 프로그램은 일년여만에 폐지되었지만 대한민국 야구계 발전을 위해 kbs와 한 지역단체와 기업의 후원을 받아 꿈의 돔구장 건립을 추진한 것처럼 녹화장 하나 얼려서 임시적으로 방송촬영을 위한 세트만들면서 김연아를 위해서 아이스링크 만들었다고하기보다 진짜 김연아를 위한다면 그녀는 물론이고 정말 피겨스케이팅 발전을 위해서 비록 시간이 걸리지만 아이스링크장 하나 건립해주면 더욱 바랄 것도 없겠죠. 또한 정 '천하무적 야구단' 제작진처럼 돔구장을 만들 수 없다면 곧 만들겠다는 세트장 얼음판을 방송 이후에도 계속 피겨 유망주들에게 개방하는 마음씀씀이를 보이면 지금 이 프로그램을 그닥 호의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피겨스케이팅 팬들에게도 큰 박수를 받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나 이왕 김연아가 '키스 앤 크라이'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것, sbs가 어렵게 출연을 결심한 김연아가 간절히 바라는 대로 피겨스케이팅의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써주었으면 합니다. 또한 그녀의 출연이 아깝지 않은 피겨스케이팅의 참된 즐거움을 이끌어주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피겨스케이팅을 배우게하게끔 만들어주는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길 바랄 뿐입니다. 그래야 겨우겨우 피겨스케이팅을 연습을 위한 링크장이 만들어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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