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채널CGV에서 방영했던 <나도 영화감독이다>가 시즌2로 새롭게 돌아왔다고 합니다.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있고, 또 직접 단편 영화를 만들어본 적이 있어, 한상진, 이다희, 임주환, 이채영 등 유명 배우들이 직접 메가폰을 잡고 영화를 만드는 시도가 인상깊게 다가왔는데요. 이번 시즌2에는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오피스>로 인연을 맺은 박성웅, 고아성, 류현경, 박정민이 출연한다는 소식입니다. 


영화 <신세계>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때문에 아직도 박성웅하면 “살려는 드릴게.”로 회자되는 무서운 이미지가 물씬 풍기긴(?) 하지만, 알고보면 작년 방영한 tvN <SNL 코리아 시즌5>에서 그동안 꽁꽁 감추어두었던 유머러스함을 마음껏 분출했을 정도로 예능감도 뛰어난 배우이지요. 


게다가 함께 <오피스>에 출연했던 배우 김의성이 남긴 트위터평에 의하면 상남자일 것 같지만 섬세하고 정 많고, 사기꾼들에게 잘 이용당할 것 같은???^^;;; 때문에 이번 <나도 영화감독이다2>에서도 난생 처음하는 영화 제작(그것도 정말 초저예산으로)에 일생 최대의 멘붕을 맞으면서도 특유의 섬세함과 고운 성품으로 그 험난한 상황을 꿋꿋이 헤쳐나갈 박성웅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그래도 <SNL 코리아 시즌5> 등에서 예사롭지 않은 예능감을 뽐낸 박성웅과 달리 고아성은 이번 <나도 영화감독이다2>가 첫 예능 출연인데요. 티저를 살짝 본 결과, 역시나 영화,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그대로 매사 똑소리 나는 여배우였습니다. 하지만 똑순이 고아성에게도 영화 만들기는 결코 녹록지 않았던 도전이었을 건데요, 그래도 아역스타에서 여배우로 도약한 고아성의 첫 출연인만큼, 많은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싶네요. 


영화 제작이 처음인 박성웅, 고아성과 달리 류현경은 본업인 배우 외에도 <광태의 기초>(2009), <날강도>(2010) 등 단편 영화를 직접 연출한 감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해외 로케이션에, 초저예산으로 촬영해야하는만큼 엄청 빡빡한 제작비, 거기에다가 그동안 연기만 열심히 했지, 영화 제작, 연출인 처음인 왕초보 스태프들과의 촬영은 그간 류현경이 직접 영화를 만들던 현장보다도 더 힘들었던 시간들로 다가왔을 듯 합니다. 


단편 영화를 몇 편 만들어본만큼, 난생 처음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그것도 제한된 예산으로 영화 한 편을 찍어야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 잘 압니다. 그걸 알기 때문에 <나도 영화감독이다2>에 더 많은 관심이 갑니다. 영화 한 편 만드는 것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다는 것을 여실히 일깨워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간 영화 만들기에 관심은 있어도, 무작정 어렵게만 생각한 시청자들에게도 영화 제작에 대한 호기심을 안겨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니까요. 





요즘은 고가의 촬영 장비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영화 한 편을 찍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굳이 많은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콘텐츠가 좋으면 충분이 괜찮은 단편 영화를 찍을 수 있고, 또 그렇게 기발하고도 신선한 영화들이 계속 제작되고 있습니다. 


<나도 영화감독이다2>는 앞서 언급한대로, 디지털 기술의 발달 덕분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영화감독이 될 수 있는 현실에 부응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입니다. 또한 영화 제작이 처음인 배우들이 직접 영화 만들기를 통해 배우로서, 영화인으로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도 영화감독이다2>에 참여하는 배우들도, 평소 영화 만들기에 관심있던 시청자들에게도 의미있는 방송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배우들이 난생 처음 영화 제작에 도전한다는 흥미진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면서, 시청자들에게 영화 만들기에 대한 관심까지 유발할 수 있는 채널CGV <나도 영화 감독이다2>는 11월 22일 일요일, 오후 8시 40분 첫 방송입니다. 


CJ E&M 블로그(http://blog.naver.com/cjenm0901/220545093943)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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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문성근, 유준상, 이선균, 김상중, 윤여정, 문소리, 고현정, 정유미, 이자벨위페르, 카세료 그리고 지난 24일 개봉한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정재영, 김민희까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당대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무보수에 가까운 대우를 받으며 굳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상수 감독은 김기덕 감독과 더불어 칸, 베니스, 베를린이라는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 꾸준히 초청되는 몇 안되는 한국 감독이다. 최근 개봉한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제68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대상격인 황금표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명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는 기회를 안겨준다는 것이 유명 배우들이 앞다투어 홍상수 영화를 찾는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다. 


영화의 대충 큰 틀만 잡고, 그날 촬영할 구체적인 씬 시나리오는 당일 아침에 쓰는 걸로 유명한 홍상수 감독의 독특한 제작 방식 덕분에 홍상수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배우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홍상수 영화 초창기에는 김상경, 김태우가 돌아가면서 주연을 맡았다면, 최근 홍상수 영화의 대표적인 얼굴은 유준상과 이선균이다. 여주인공으로는 주로 문소리, 예지원, 정유미가 등장하며, 주인공 엄마나 중년 부인 역할은 대부분 윤여정의 몫이다. 여기 기주봉, 김의성, 서영화를 빼놓을 수 없다. 





누가 홍상수 영화 아니랄까봐,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에도 유준상, 윤여정, 기주봉, 서영화 등 대표적인 홍상수의 배우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각각 남녀 주인공으로 등장한 배우들이 참 낯설다. 정재영은 <우리선희>(2013)에서 홍상수 감독과 함께 작업한 적이 있지만, 김민희는 이번 영화가 홍상수 영화 첫 출연이다. <우리선희>에서 김상중, 이선균과 더불어 선희(정유미 분)을 흠모하는 세 남자 중 한 명이었던 정재영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에서 김민희와 함께 극을 오롯이 책임져야하는 단독 남자주인공으로 승격(?)된다. 


이미 <우리선희>에서 연이은 치킨 드립으로 예사롭지 않은 포텐을 터트린 정재영은 이번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에서 작심이라도 한듯이 <우리선희> 때보다 한층 농익은 능청 연기를 마음껏 구사한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에서 정재영이 보여준 모든 장면이 인상적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희정(김민희 분)은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의 게슴츠레한 눈빛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KBS <어셈블리>에서 보여준 열연과 더불어 정재영의 인생연기로 꼽을 만하다. 





정재영만 인생영화를 찍은 것이 아니다. 함춘수(정재영 분)의 혼을 쏙빼놓은 매력녀 희정으로 분한 김민희 또한 홍상수 영화의 출연은 그녀에게 새롭고도 즐거운 이색 경험이었다. 비주얼만 예쁘게 나온 것이 아니라, 희정이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가 예쁘고 빛이 난다. 희정을 꼬시기 위해 안달이난 춘수를 애닮게하는 희정의 간들러지는 목소리와 애교는 배우 김민희의 저력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1,2부로 나뉘어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는 독특한 구성이 돋보이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에서 홍상수 감독은 1부를 촬영한 이후 2부를 정재영, 김민희 두 배우에게 맡기는 실험을 강행한다. 그 결과 홍상수 감독과 정재영, 김민희가 함께 만든 2부는 1부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었다. 





촬영 당일에서야 그날 찍을 시나리오를 건네는 악명 높은(?) 감독임에도 불구, 홍상수와 작업했던 배우들이 다음 작품에서도 무보수에 가까운 출연료만 받고 또다시 홍상수의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홍상수 만의 독특한 작업방식에서 오는 힘 때문이다.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만들어진 캐릭터에 몰입해야하는 여타 극영화와는 달리 홍상수 감독은 배우 개개인의 평소 말투, 습관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그에 따라 배우가 맡을 캐릭터의 성격을 만들어나간다. 때문에 배우는 시나리오의 대사를 모두 외우지 않아도, 캐릭터를 세세하게 분석하지 않아도, 그가 맡은 배역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물아일체를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배우들에게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면모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며, 유명 배우들이 계속 홍상수 감독을 찾게 하는 이유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표현하는 차원이 넘어, 배우 자신의 실제 모습이 어느정도 반영된 캐릭터를 감독과 함께 만들어가야하는 홍상수 감독의 작업 방식은 배우로서는 다소 꺼러질 만한 새롭고도 낯선 도전이다. 그러나 이전 홍상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 모두 인상깊은 열연을 펼쳤다는 점에서 홍상수 영화는 배우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뛰어난 연기력을 가졌음에도, 장진 혹은 강우석의 남자로 이미지가 고착화되었던 정재영이 <우리 선희>를 통해 배우 인생의 새로운 이정표를 찍어놨듯이, 예쁜 모델 출신에서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김민희에게 홍상수 영화는 그녀의 넓고도 깊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무대다. 


매 작품마다 들뢰즈의 ‘반복과 차이’를 영상으로 구현해오던 홍상수 감독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 숨겨진 차이의 미학을 가장 효과적으로 펼쳐내보인다. 그러나 굳이 들뢰즈의 어려운 이론을 대입하여 매 씬의 숨어있는 의미를 분석하려 들지 않아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극이 진행될 수록 조금씩 달라지는 정재영, 김민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다. 김민희와 더불어 홍상수 영화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고아성, 최화정의 등장도 반갑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촬영 이후 드라마 <어셈블리>에 출연한 정재영은 시청률과 관계없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명열연을 펼쳤고, 김민희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통해 또다른 인생 영화를 예고케한다. <우리 선희>에 이어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연이은 출연으로 정재영을 홍상수의 새로운 페르소나로 부를 법도 하지만, 다음 차기작은 이미 뉴페이스 김주혁과 크랭크업까지 마쳤다고 한다. 


만날 등장하는 배우만 나오는 것 같지만, 알고보면 늘 변화가 감지되는 홍상수의 영화에서 정재영과 김민희가 그랬듯이 인생영화 찍었을 김주혁의 변신이 벌써부터 기대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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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무뚝뚝한 맏딸 만지(고아성 분)보다 엄마(김희애 분)을 다정다감하게 잘 따르던 둘째딸 천지(김향기 분)이 죽었다. 평소보다 빳빳하게 교복 셔츠를 다리고, 뭘 사달라고 조르지 않았던 천지가 아침부터 mp3을 사달라, 목도리를 다시 짜달라 할 때부터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이렇게 유서 한 장 달랑 남기지 않고 일찍 엄마와 언니 곁을 떠날 줄 몰랐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세 가족이 나란히 식탁에 앉을 때부터 천지의 비극은 예고되어 있었다. 





<완득이> 이한 감독과 원작 김려령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하여 제작한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딸의 죽음 이후, 먼저 간 딸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는 남은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천지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고, 뒤늦게 동생 천지가 왕따로 힘들어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만지는 천지의 주변 인물을 추적해가면서, 천지를 미처 살피지 못한 자신의 무심함을 탓한다. 


천지가 죽기 전부터, 천지가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엄마 현숙은 딸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자, 아예 가해자 화연(김유정 분) 가족이 운영하는 중국집 근처로 이사를 간다. 딸의 죽음 이후에도 아무일 없었다는 것처럼 남들보다 더 씩씩하게 웃곤 했던 현숙은 아무리 묻으려고 노력해도 도저히 묻혀지지 않는 천지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나날들이 허다하다. 





영화는 현숙, 만지, 천지 가족 외에도 천지를 괴롭힌 화연의 가족, 현숙네 옆집에 사는 공무원 준비생 추상박(유아인 분), 한 때 현숙의 애인이자, 만지, 천지 친구이기도 한 곽만호, 미란, 미라 가족이 등장한다. 꼬인 실타래처럼 이들 등장인물은 저마다 사연을 가진 채 뒤엉켜있다. 


학교 내에서 '전학생 킬러'로 소문이 자자한 화연은 중국집 운영 때문에 14년 동안 노후된 아파트에서 붙박이처럼 살고있는 부모에게 앙심을 품고 있으며, 학교 내 비공식 은따인 천지에게 먼저 손을 내민 다정한 미라(유영미 분)은 자신의 아빠 만호(성동일 분)가 천지 엄마와 함께 있는 모습에 상처를 받고, 그 뒤로 천지에게 절교를 선언한다. 현숙, 만지가 옆 집으로 이사오기 전부터, 천지와 친분이 있던 상박은 어릴 때 큰 화상을 입고, 교내 따돌림을 이기지못해 자퇴한 굴곡진 과거를 가지고 있다. 





왕따 주도자 화연, 본의 아니게 왕따에 가담했던 미라 모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보여준 <우아한 거짓말>은 그럼에도 학교 폭력에 가담한 아이들에게 쉽게 면죄부를 쥐어주진 않는다. 전적으로 아이들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닌, 아이들을 잘 살피지 못한 어른들의 부주위를 강조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어른들의 무심함을 꾸짖지 않는다. 원인 규명에만 힘쓰는 것이 아닌,  충격적인 사건 이후 어떻게 살아야할지에 더 주목하고자 한다. 


영화는 섣불리 '용서'라는 단어를 남용하지 않는다. 화연 엄마의 사과를 거절하는 현숙의 말에 따르면, '받고 싶지 않은 사과는 또 하나의 폭력'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 대신 현숙과 만지는 자책이나, 질책, 마음에 내키지 않는 억지 용서가 아닌 동생의 죽음으로 상처를 받은 서로를 보듬아주는 방식으로 아픈 후유증을 이겨내고자 한다. 만지가 천지 자살 이후 동료들의 따돌림으로 자꾸만 겉도는 화연의 손을 잡아준 것도 자신의 동생을 죽음으로 내몬 화연을 용서하는 것이 아닌, 천지와 같은 제2의 피해자를 막고자함을 위함이다. 





학교 폭력 그 자체보다, 그 이후 상황에 더 관심을 두고자 했던 <우아한 거짓말>은 뒤죽박죽 엉커버린 꼬인 실타래를 천천히 풀어가며, 힘든 상황에서도 애써 괜찮은 척 우아한 거짓말을 벗하며 지내는 이들에게 넌지시 묻는다. 때로는 너무 착하게만 흘려가는 이 영화가 지극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각 개인의 삶이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정작 소중한 이에게 소홀히하곤 하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포옹'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잠시라도 인지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위로로 다가온다. 

여담으로 오늘 방영하는 JTBC <밀회>에서 파격적인 연상연하 커플아닌, 평범한 이웃으로 먼저 조우한 김희애와 유아인을 보는 재미로 쏠쏠하다. 3월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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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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