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주말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가수 겸 배우 엄정화의 드라마 컴백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지난 12월 정규 10집 앨범 ‘The Cloud Dream of the Nine’을 발표하며 가요계 디바의 귀환을 알린 만큼, 엄정화가 오랜만에 참여하는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 또한 여러모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가수 뿐만 아니라, 영화배우로도 성공한 엄정화가 왜 굳이 이런 작품을 선택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드라마이다. 극 중 엄정화가 맡은 유지나는 엄정화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섹시 디바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톱스타다. 다만, 유지나에게는 오래 전 보육원에 버린 어린 아들이 있었고, 아들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매일 밤 잠을 설친다. 여기까지는 ‘여성의 모성’을 유독 강조하는 주말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극적 설정이다. 그런데 그 이후가 좀 놀랍다. 


유지나는 우연히 유쥐나라는 가명으로 자신을 따라하는 모창가수 정해당(구혜선 분)의 딱한 사연을 알고 그녀를 전폭 지원해주기로 한다. 지난 4일에 방영한 첫 회에서는 정해당의 사돈댁 연봉선(이재은 분)의 오지랖 때문에 불미스러운 오해가 생겼지만, 곧 두 사람은 화해를 하고 합동 공연을 하는 훈훈한 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는 해당의 오랜 남친 조성택(재희 분)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고, 10년 연인 해당에게 슬슬 권태감을 느끼던 성택 또한 지나의 유혹에 슬슬 넘어가기 시작한다. 결국 지난 5일 방영한 2회 말미에 지나는 해당에게 성택과 헤어질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임자있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여자의 고뇌는 엄정화의 노래 가사에 자주 등장 하는 소재 였다. 1996년 발매한 엄정화 2집 수록곡 ‘하늘만 허락한 사랑’에서 친구의 연인을 사랑하게 된 여자는 우정과 사랑 중에서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사랑을 택한다. 친구를 등진 선택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엄청난 비난에 시달릴 것을 잘 아는 여자는 우리 사랑은 하늘만이 허락할 것이라고 애인과 자기 스스로를 위로한다. 


엄정화의 최대 히트곡으로 평가받는 4집 타이틀곡 ’Poison’ 은 남자의 양다리 때문에 상처받은 여자의 비애를 다룬다. 그 이전에 발매한 3집 타이틀곡 ‘배반의 장미’에서 엄정화는 바람둥이 전 남친과의 이별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여자로 분하며 90년대 최고 섹시 디바로 큰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도 엄정화는 ‘초대’, ‘몰라’ 등을 통해 여자의 사랑, 욕망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뮤지션으로 주목받았다. 


그런 엄정화가 설령 오래 사귄 애인이 있다해도 사랑 앞에서 거침없는 여성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결코 낯선 장면이 아니다. 하지만 유지나가 조성택을 두고 정해당과 대립 구도를 세우는 모습이 다소 촌스럽게 보여진다. 극중 지나는 미혼모라는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성공한 연예인으로서 삶을 누리고 있다. 4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불구, 여전히 섹시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지나는 매사 당당하고 타고난 아름다움을 내세워 연하남 성택을 유혹한다. 반면, 해당은 가난한 집에 태어나 빚내서 어렵게 낸 음반은 쫄딱 망하고 실질적 가장이 되어 삼류 모창가수를 전전하는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이다. 이렇다할 직업 없이 해당의 매니저 역할을 자청하는 성택까지 살뜰이 챙기는 해당은 흡사 조강지처를 보는 듯하다. 


시청자들이 반감을 가지는 요소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오랜 세월 남친(남편)만을 바라보고 살아왔던 조강지처의 헌신을 짓밟은 악녀는 뻔뻔하고 당당하기까지 하다. “어떤 조건이면 조성택이란 남자랑 헤어져줄 수 있냐. 저 남자 나 줘요. 나 아무래도 저 남자랑 한 번 살아봐야 겠어. 그러니까 저 남자 나 줘요.”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부부나 다름없이 살아온 해당과 성택 사이를 갈라놓은 지나는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다. 자신이 성택을 좋아하니까 자신을 위해 해당이 당연히 성택을 포기해야한다는 식이다. 그러고보니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지 않은가. 사실 여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작년 여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모 감독과 모 배우의 불륜설 기사에 등장했던 한 마디. “그러니까 남편 관리 좀 잘하시지 그랬어요.”




하지만 성택을 두고 벌이는 지나와 해당의 신경전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전망이다. 성택 역을 맡은 재희가 드라마 초반 잠깐 등장하고 사라지는 특별 출연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대신, 유지나가 오래 전에 버린 아들로 추측되는 이경수(강태오 분)가 등장하며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 한 때 연적이였던 두 사람이 결국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로 정리되는 것인가. 자신의 친딸을 의붓아들의 아내로 들이는 중년 여성 이야기 혹은 원한관계에 있던 여자들이 시어머니와 며느리로 만나는 설정은 더러 있었는데, 한 남자를 두고 아웅다웅 싸우던 여자들이 훗날 생모, 아들의 연인으로 만나는 스토리는 신선함까지 느껴진다. 


‘한국의 마돈나’라는 칭호 답게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에도 고혹적인 섹시한 매력을 물씬 풍기는 엄정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전개이지만, 이런 내용을 보여주려고 굳이 엄정화를 캐스팅 했나 시청자입장에서는 자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두 주인공간에 애증과 연민이 얽히고설키는 인생사를 통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의 시간을 보여주겠다는 드라마 기획의도와 달리, 2회까지 방영한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엄정화의 호연과 매력 외에 기존 MBC 주말드라마와 어떠한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는 ‘막장 드라마’에 가까워 보인다. 


<당신은 너무합니다>가 단 2회만에 ‘막장 논란’에 시달린 것은 엄정화를 뻔뻔한 불륜녀로 설정해서 만은 아니다.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유지나가 왜 해당의 남자친구 성택에게 빠졌는지, 성택 또한 오랜 여자친구를 등지고 지나를 택했는 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 단 2회만에 이들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초스피드 전개를 택한 것은 좋지만, 다수의 시청자들의 정서를 건드리는 설정이라면 그래도 왜 지나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없었는지 관해 세심하게 그려지는 작업이 필요했다. 




물론 아무리 설득력있게 보여지려고 노력한다고 한들, 남의 남자를 뺏는 장면이 다수의 시청자들의 이해를 구할 수 있을까. 모 감독과 불륜설이 불거진 이후, 그 감독과 함께 만든 영화로 세계 3대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탔어도 그 여배우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대한민국이다. 모 감독과 모 배우의 불륜설에 열을 올리는 대한민국 다수의 사람들에게 <당신은 너무합니다>의 유지나는 남의 남자를 가로채는 악녀일 뿐이다. 과연 유지나가 초반 악녀의 오명을 벗고 당당한 싱글 중년 여성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까. 향후 진행될 전개 상, 버렸던 아들의 존재를 뒤늦게 알고 모성애로 모든 것을 용서받는 신파 캐릭터로 빠지지 않으면 다행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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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솔직히 사임당 가지고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당대 최고 여류 예술가, 율곡 이이 어머니. 한 개인으로서 이룬 업적은 많지만, 왜적의 침입에서 나라를 구한 것도 아니고, 대다수 일반 백성들의 삶과는 동떨어진 그녀의 인생을 어떻게 30부작 드라마로 그릴 수 있을까. 박정희 정권 이후 신사임당을 현모양처의 표본으로 신격화하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났지만, 그럼에도 신사임당에 관한 드라마와 영화는 제작되지 않았다. 아니, 신사임당을 어떻게 그려낼지 몰라 못했다고 하는게 맞겠다.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이 사임당을 어떤 캐릭터로 해석할 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히는 가운데, <사임당>이 선택한 방식은 놀랍게도 사임당(이영애 분)과 허구의 인물 이겸(송승헌 분)의 사랑 이야기이다. 실제 이겸이라는 인물이 신사임당과 동시대에 살긴 했는데, 드라마 속 이겸은 실존 인물 이겸과 전혀 다른 인물이다. 


드라마에서 이겸은 어린 시절 정혼자 사임당을 잊지 못하고 계속 사임당의 주변을 맴도는 인물이다. 역모에 휘말려 결혼을 하지 못한 사임당과 이겸의 이별 이유도 놀랍다. 어찌되었던 그로부터 20년이 지나고, 유부녀가 되어 무능한 남편 때문에 지지리도 고생하는 사임당의 키다리 아저씨를 자청하는 이겸의 존재.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다. 그렇다. 아침 드라마, 일일 드라마에서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유부녀(혹은 이혼녀)와 모든 것을 다 갖춘 총각 간의 사랑 이야기이다. 


지금에야, 결혼한 부부가 이혼도 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재혼도 할 수 있지만, 조선시대. 남자는 본부인 외에 축첩이 가능하면서 여자에게는 일부종사를 강요했던 시대에, 남편이 버젓이 있는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와 애써 그 남자를 피하고는 있다고 하나, 은밀한 썸씽을 나누는 여자 이야기? 그것도 현모양처의 표본이라는 신사임당을 그렇게 그려내니 파격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래, 사임당에게도 첫 사랑이 있었고, 철없는 남편(?) 때문에 속을 썩던 중, 다른 남자에게 눈 돌아간 일도 있었겠지. 하지만 사임당과 이겸의 은밀한 사랑 이야기가 드라마의 주를 이루다보니, 현모양처 이미지로 신사임당을 기억하는 많은 시청자들에게는 쇼킹 그 자체다. 


사임당과 이겸의 사랑 이야기야. 원래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특히 여성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에서는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가 필수 조건 이니까 시청률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치자. (역시 무능하고 철딱서니 없는 남편 때문에) 경제적 궁핍을 겪다가 제지 산업에 뛰어들고, 가난한 유민들의 정신적 어머니가 되는 과정은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던 전개다. 사임당이 공부와 거리가 멀었던 남편 이원수 때문에 마음 고생은 많이 했다고 하나, 경제적으로 큰 곤란은 겪었다는 역사적 기록은 없다. (사임당은 양반의 권위가 높던 조선 중기 지배층 여성이다.)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으니까 아이들 교육에 전념하면서도 수많은 명작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고, 예나 지금이나 이는 변하지 않는 세상의 이치다. 그런데 드라마의 사임당은 종이를 만들고, 온화한 미소로 가난한 유민들을 보살핀다. 이러다가 사임당의 재해석이 아니라, 나라를 구한 여장부 사임당으로 인물 자체가 재창조될 기세다. 


드라마가 꼭 실존 인물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따를 필요는 없다. 특히 사임당처럼 조선 후기, 일제강점기, 박정희 정권 등 지배층의 이해관계에 의해 왜곡된 가능성이 높은 인물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말이다. 그러나 드라마 <사임당>이 사임당을 내세워 보여줄 수 있는게, 2003년 인기리에 방영한 MBC <대장금>의 사임당 버전이라면, 왜 굳이 사임당을 가지고 이런 드라마를 만들었는지 적잖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사임당의 모든 것을 시기 질투하는 악녀의 괴롭힘. 악당들의 끊임없는 방해 공작에도 정도의 길을 걸어 마지막에서야 비로소 꽃길을 걷는 주인공. 그리고 그 주인공을 연모하면서, 뒤에서 묵묵히 서포터 해주는 남자 조력자의 등장. <대장금> 이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사극 드라마에서 줄기차게 내세운 일종의 클리셰이다. 이런 류의 사극들은 이제는 식상하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에도 시청률적인 면에서도 일정 부분 성취를 일구어냈고, <사임당>도 이 길을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사임당>은 200억 제작비와 이영애, 송승헌이라는 네임벨류가 무색하게, 간신히 1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이 시청률도 사실 이영애, 송승헌이기에 가능한 시청률인지도 모른다. 그나마 드라마에 대한 호평이 송승헌(이겸)의 멋있음에 쏠려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사임당>을 좋게 봐주는 요소가 송승헌에 연기하는 이겸이라는 캐릭터에 쏠려 있으니 앞으로 <사임당>은 이 기세를 빌려 사임당과 이겸의 이뤄질 수 없는 애틋한 로맨스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그래서 시청률은 지금보다 올라갈 가능성은 있겠지만, 이걸거면 왜 굳이 '사임당'을 내세웠는지 의문이다. 차라리 조선 중기를 배경으로 '사임당'이라는 인물을 암시하는 허구적 인물들로 드라마를 만들었다면,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에 더 몰입이 되고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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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의 시청률이 7회만에 한 자리 수(9.7%, 닐슨코리아 기준)로 떨어졌다. 그래도 지난 주 방영한 6회에서 시청률이 전회(10.7%)에 비해 소폭 상승(12%)했기 때문에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임당> 제작진으로서는 끝까지 받고 싶지 않았던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게다가 <사임당>은 30부작으로 100% 사전 제작된 드라마인데, 7회에서부터 시청률이 한 자리 수를 기록 하다니. 처음에는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하더라도 차츰 입소문을 통해 시청률이 오르는 사례는 꽤 있다. 하지만 <사임당>은 높은 시청률(16.3%, 2회)로 시작하다가 계속 떨어지는 추세이고, 인터넷 상에서 재미없는 드라마로 소문이 퍼진 지 오래라, 경쟁작이 KBS <김과장>이 끝나고, 그 후속작이 별로야만 그제서야 시청률이 오를 것 같다. 물론, 재미없는 드라마가 또 다른 재미없는 드라마의 시청률을 올려준다는 보장은 없지만 말이다. 


<사임당>의 거듭된 추락은 MBC <대장금> 이후 13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이영애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사임당> 부진의 원인으로 타이틀롤을 맡은 이영애를 지목하기도 한다. '대장금'을 찍고 있는지, '사임당' 연기를 하고 있는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는 일관된 연기력. 그래도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면 좋을 텐데, 안타깝게도 극 중 이영애의 파트너인 송승헌의 연기력 또한 누구를 걱정할 상황이 되지 못한다. 


드라마가 재미라도 있으면  주인공들의 연기가 어느 정도 묻힐 수도 있는데, <사임당>은 2017년을 살고있는 시청자들이 좋아하지 않는 요소만 잔뜩 보여주는 신기한 재주를 가졌다. 여주인공의 궁상. 여주인공을 잊지 못해 그 주위를 맴도는 남주인공, 여주인공과 남주인공 사이를 시기하며 온갖 악행을 담당하는 서브 여주, 여주인공에게 민폐만 끼치는 주변 인물들. <사임당>을 보다 보면 없던 암도 생길 정도로 답답함의 진수를 보여 준다.  


만약 <사임당>이 아침 드라마, 혹은 주말 드라마라면 시청률 20% 이상은 기본으로 찍고 갈 수 있겠지만, <사임당>은 평일 수, 목 드라마이다. 게다가 이제는 <사임당>이 쉽게 넘지 못할 벽이 되어버린 <김과장>은 '사이다' 드라마라고 불릴 정도로 <사임당>과 정반대의 전개와 캐릭터를 보여 준다. 요즘 돌아가는 나라꼴만 봐도 고구마 1000개는 먹은 것 같이 답답해 미치겠는데, 드라마라도 속 시원한 드라마를 봐야 그나마 살 것 같다. 시청자들이 '고구마' <사임당>이 아닌 '사이다' <김과장>을 선택한 이유다. 


<사임당>의 부진을 두고 몇몇 호사가들은 다른 사전 제작 드라마와 함께 묶어 '사전 제작의 저주'라고 입을 모은다. 공교롭게도 최근 사전 제작된 드라마 중에서 KBS <태양의 후예>를 제외한 모든 사전 제작 드라마가 시청률, 화제성 모든 면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사전 제작이 가진 큰 단점은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실시간 피드백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드라마 제작사들이 사전 제작을 꺼려왔고, 최근들어 한국과 중국. 동시 방영을 시도하기 위해 사전제작이 간신히 진행되는 추세다. (이 또한 사드 여파 때문에 불투명 해졌지만)


애초 한,중 동시 방영을 계획했던 <사임당>은 예정대로라면 작년 10월에 시청자들과 만났어야 하는 드라마이다. 하지만 사드 여파 때문에 방영이 미뤄지다가, 지난 1월 말 한국에서만 방영을 시작했다. 그런데 <사임당>이 예정대로 지난 10월에 방영 했다고 한들, 시청자들에게 좋은 소리를 들었을 지는 의문이다. 만약 <김과장> 같은 막강한 경쟁자가 없었다면, 주말 드라마로 편성 되었다면 지금보다 시청률은 훨씬 높았 겠지만, 이영애 이름값을 하는 드라마로 남을 수 있었을까. 


<사임당>이 예상과는 달리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사전 제작 드라마라 시청자들과 실시간 피드백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이영애, 송승헌과 같은 스타 이미지에만 기댄 나머지 정작 시청자들의 정서에 맞는 드라마 전개에 소홀히 한 결과다. 이는 <사임당> 뿐만 아니라, <태양의 후예>를 제외한 사전 제작 드라마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다. 시청자들과 실시간 피드백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면, 그 괴리감을 좁히기 위해 온갖 정성을 들여도 시원치 않을 판에, 그저 주인공들이 예쁘게 멋있게 비춰질 수 있도록 영상미에만 온갖 정성을 할애하고 있으니, 당연히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채널이 돌아갈 수밖에. 


누누이 말하지만, <사임당>이 부진하는 것은 사전 제작 때문이 아니라, 드라마 자체의 문제다. 드라마는 스타 캐스팅도 중요하지만, 작가 놀음이라고 할 정도로 이야기가 드라마의 대부분의 책임진다. 하지만 <사임당>에 이영애와 송승헌의 탁월한 미모 외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가? 무려 23회나 남은 앞으로의 전개에는 그런 이야기가 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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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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